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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섬유”에서 “침묵의 살인자”로: 성면의 빛과 어둠환경이야기 2025. 5. 25. 07:01반응형
1. 주제의 개요 및 배경
한때 '기적의 물질'로 불렸던 성면(석면)은 불에 타지 않고, 부식되지 않으며, 열과 전기까지 차단하는 신비한 광물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섬유처럼 가늘고 가볍지만 단단하며, 가공이 쉬워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게다가 생산 비용도 저렴했죠.
하지만 오늘날 성면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퇴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단 한 번의 흡입만으로도 악성 중피종, 폐암, 성면폐증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기적처럼 여겨졌던 이 물질은 이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2. 성장과 변화
성면의 사용은 생각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졌습니다.
기원전 2500년경 핀란드에서는 성면이 첨가된 도자기가 발견되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의 수의로 사용되었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도 ‘영원히 타지 않는 물질’로 기록되었습니다. 성면이라는 단어 자체도 그리스어 asbestos(소멸하지 않는 것)에서 유래했을 정도죠.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성면은 본격적으로 산업재로 자리 잡습니다. 열과 마찰에 강하고 절연 효과까지 있었던 성면은 보일러, 파이프, 철도, 선박, 항공기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각광받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건축 자재로까지 범용화되며 건물의 지붕, 벽면, 천장, 바닥 타일 등 생활 공간 전체에 사용되었습니다. 심지어 화장품, 담배 필터, 음료 필터까지 성면이 들어갔던 시대가 있었을 정도입니다.
3. 사회적 갈등과 선택
성면의 위험성은 20세기 초부터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광산 노동자들의 조기 사망률, 호흡기 질환 등의 보고가 이어졌고, 1924년에는 ‘성면폐증’이라는 질환이 공식적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이후 1960년대 들어 악성 중피종과의 연관성이 규명되며, 성면은 더 이상 ‘기적의 물질’이 아닌 ‘재앙의 씨앗’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하지만 성면은 여전히 너무나 싸고 유용한 자재였습니다. 이 때문에 산업 이익과 공중보건 사이의 갈등은 한동안 이어졌고, 수많은 국가들이 성면 사용을 금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성면 산업에 이해관계가 깊은 국가에서는 여전히 성면 규제가 미비하거나 부분 허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미국조차도 2024년에 들어서야 단계적 전면 금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거대 기업들의 로비와 정치적 타협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4. 결과와 영향
성면이 유발하는 질병은 잠복기가 20~40년에 이르기 때문에, 이미 노출된 인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5만 명 이상이 성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여전히 1억 2,500만 명 이상이 성면에 노출되어 있다고 추정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1997년부터 일부 성면 금지를 시작해 2009년에 전면 금지되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에는 여전히 성면 자재가 사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슬레이트 지붕, 텍스 천장, 내화 코팅 철골 등은 성면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무심코 리모델링하다가 분진을 흡입할 경우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우리나라는 성면 해체 작업 시 철저한 법적 절차를 요구하며, 전문 업체만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작업 중 착용한 옷조차 폐기 대상이 될 정도로 방사능 수준의 주의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5. 결론: 불멸의 물질이 남긴 교훈
성면은 인간이 자연에서 얻은 가장 유용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물질 중 하나입니다.
그 자체의 성질만 보면 완벽에 가까웠지만, 그 대가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산업화의 이면에 감춰진 ‘침묵의 살인자’는 이제 과거의 경고가 되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우리는 더 이상 성면을 사용하지 않지만, 성면이 남긴 유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건축물 해체나 리모델링 시 주의해야 하며, 공공기관과 시민 모두가 성면에 대한 경각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불멸을 꿈꾸었던 물질이 결국 인간의 생명을 가장 위협하게 되었다는 이 역설적인 교훈.
우리가 기술의 진보를 말할 때, 그 이면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끊임없이 경계해야 합니다.728x90'환경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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