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수도꼭지에서 바닷물? 우루과이 물 위기의 실체
    환경이야기 2025. 5. 12. 07:00
    반응형

    1. 주제의 개요 및 배경

    만약 집에서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짠물이 나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놀랍게도 이 황당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남미의 우루과이입니다.

    현재 남미 지역은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우루과이 남서부와 아르헨티나 북동부 지역은 가뭄 단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인 ‘비정상 단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비옥했던 목초지는 황무지로 변했고, 가축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는 더욱 심각합니다. 수도 몬테비데오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물을 공급하던 주요 저수지들이 말라붙기 시작했고, 당국은 어쩔 수 없이 염분이 섞인 하구의 물을 식수로 섞어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짠맛이 얼마나 강한지, 요리 시 별도의 간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2. 성장과 변화

    상황이 심각해지자, 우루과이 정부는 2023년 6월 19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생수 구입에 부가가치를 면제하고, 저소득층에는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며, 새로운 저수지를 건설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습니다.

    사실 우루과이는 2004년 세계 최초로 물에 대한 인권을 헌법에 명시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이상이 없었습니다. 담수화 설비, 인공 강우 시스템, 수자원 관리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미비했고, 기술력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대부분의 계획은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은 지금 당장의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로부터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사회적 갈등과 선택

    물 부족에 분노한 우루과이 시민들은 연일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노의 화살은 정부뿐만 아니라 구글과 같은 다국적 기업에도 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루과이는 개방 경제를 지향하며 다국적 자본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펄프 공장, 농축산업, 데이터 센터 등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산업이 빠르게 유입되었습니다.

    예컨대, 최근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펄프 공장은 하루에 약 1억 3천만 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고, 구글이 남부에 계획 중인 데이터 센터는 하루 760만 리터를 소비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이들 기업과 시민들이 동일한 수원을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기업에 유리한 물 배분과 느슨한 규제,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이 ‘마실 물도 부족한’ 시민들에게 불공평하다는 여론을 키우고 있습니다.

    4. 결과와 영향

    우루과이의 물 부족은 단순한 자연재해의 결과가 아닙니다. 기후 위기라는 외부 요인 외에도 수십 년간 이어진 수자원 관리 부실, 인프라 투자 부족, 산업 우선주의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신뢰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으며, 정부의 무대응은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구글은 데이터 센터의 물 사용량이 조정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본질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멉니다.

    결국 우루과이는 물이라는 필수 자원 앞에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위기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5. 결론

    물은 생존의 기본이자 인권입니다. 세계 최초로 물에 대한 인권을 헌법에 담은 나라 우루과이에서, 지금 시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이 사태는 단지 우루과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후 변화, 무분별한 산업화,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가져올 수 있는 미래의 경고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루과이에는 ‘염분 섞인 수돗물’이 흐르고 있지만, 이 위기를 통해 더 나은 물 관리와 지속 가능한 도시계획이 시급히 논의되길 바랍니다.

    728x9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