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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에 맞선 외침: 이란의 히잡 시위와 여성의 자유역사 이야기 2025. 6. 6. 07:00반응형
시작은 한 여성의 죽음에서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심장마비라고 발표했지만 유족과 시민들은 이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쿠르디스탄 지역을 시작으로 이란 전역에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고, 이는 현대 이란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 시위로 발전하게 됩니다.
거리로 나선 사람들, 그리고 가혹한 탄압
이란 정부는 시위에 대해 대화가 아닌 무력 진압으로 대응했습니다. 무장 병력을 도시 곳곳에 배치했고, 시위 참가자 수천 명을 체포했습니다. 사망자는 이미 470명을 넘었고, 그 중 미성년자도 60여 명에 달합니다. 일부 참가자는 초콜릿을 나눴다는 이유로, 또는 단지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국제 사회의 반응과 연대
이란의 강경한 대응은 국제 사회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유엔은 이란을 여성지위위원회에서 제명했고, 타임지는 반정부 시위에 나선 여성들을 올해의 영웅으로 선정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축구 대표팀은 국가 제창을 거부함으로써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히잡, 단순한 천 조각 이상의 의미
히잡은 단순한 복장 규정이 아닙니다. 여성 억압의 상징이자,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세기 초 레자 샤 팔라비 왕조는 서구화를 추진하며 히잡 착용을 금지했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히잡을 의무화하며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각성과 저항
특히 이번 시위는 10대, 20대 젊은 여성들의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SNS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의 시위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복장 규제를 넘어서 정권 자체를 향한 도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종교, 자유 사이에서
이란의 신정 체제는 종교 지도자가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히잡은 종교적 상징 그 이상으로, 체제 유지의 도구가 되어 왔습니다. 이번 시위가 단순한 복장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이 체제 전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바로 이 구조 때문입니다.
시위는 끝나지 않았다
잔혹한 탄압 속에서도 이란 시민들의 목소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배우, 운동선수, 일반 시민까지 다양한 계층이 연대하며 자유를 외치고 있습니다. 종교 독재에 맞선 저항은 히잡이라는 상징을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습니다.
결론: 천 조각 너머의 변화
마시흐 알리네자드는 "히잡은 천 조각이 아닌 종교 독재의 주요 기둥"이라 말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단지 복장 문제를 넘어서 여성의 권리, 인간의 존엄,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의 외침입니다. 변화는 시작됐고, 그 목소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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