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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언제부터 고통 없이 수술할 수 있었을까? : 마취제의 역사와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역사 이야기 2025. 5. 21. 07:00반응형
1. 주제의 개요 및 배경
우리가 병원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을 때 당연하게 사용하는 마취제.
하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마취 없이 수술을 받았고, 그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통증’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감각입니다. 손상이나 자극에 대해 몸이 위험을 인식하고 회피하게 만드는 경고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2006년, SCN9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던 소년이 부상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고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취제가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어떻게 수술을 견뎠을까요? 그리고 마취제는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게 되었을까요?
2. 성장과 변화 – 기체 화학과 마취제의 탄생
고통 없는 수술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18세기 ‘기체 화학’의 발달과 함께 본격화됩니다.
- 1772년, 영국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아산화질소(N₂O, 웃음가스)를 실험 중 발견했습니다.
- 하지만 당시는 마취 효과보다는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에 따라 기체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연구하던 시기였습니다.
이후 험프리 데이비가 아산화질소의 진통 효과를 최초로 언급하며, 외과 수술에 응용 가능하다고 제안했지만, 실제로 의료에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웃음가스는 상류층의 오락거리로 소비되며 유희적인 용도에 머물렀습니다.
3. 사회적 갈등과 선택 – 마취제를 최초로 시도한 사람들
🙍♂️ 호러스 웰스의 도전과 실패
1844년, 미국 치과의사 호러스 웰스는 웃음가스 공연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장면을 보고 직접 자신의 발치를 시도했습니다.
실제로 무통 발치에 성공했고, 여러 환자에게 적용해 효과를 보였지만, 공개 시연 중 환자의 신음으로 실패로 간주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 윌리엄 모턴과 에테르 마취의 성공
1846년, 같은 수술극장에서 모턴이 에테르 마취에 성공하며 마취의 역사가 새롭게 쓰입니다.
- 10월 16일, ‘에테르의 날’로 기념
- 의사 헨리 비글로가 보스턴 의학저널에 효과를 발표하며 전 세계로 퍼지게 됨
모턴이 마취제의 ‘최초 발견자’인지에 대해 논란은 있었지만, 캐나다 의사 윌리엄 오슬러는 “과학의 공적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보다, 세상을 납득시킨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말하며 모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4. 결과와 영향 – 마취제 사용을 둘러싼 문화적 갈등
흥미롭게도 마취제가 널리 사용되기까지는 종교적·사회문화적 장벽이 존재했습니다.
⛪ 중세의 종교적 해석
- 고통은 신의 뜻이며, 출산의 고통은 원죄에 대한 대가라는 인식
- 따라서 마취는 신의 뜻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사용을 꺼렸습니다
👑 빅토리아 여왕의 선택
1853년과 1857년, 빅토리아 여왕이 두 자녀를 출산할 때 마취제(클로로포름)를 사용하며
마취에 대한 종교적 비판은 급속히 사그라들게 됩니다.- 마취제를 사용한 출산은 왕실의 상징이 되었고,
- 여성의 고통 경감을 위한 의학적 처치가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5. 결론 – 마취는 ‘과학’이 만든 위대한 인류의 자산
마취제는 단순한 의약품이 아닙니다. 인류가 고통을 줄이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과학과 경험의 산물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고통 없는 수술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그 배경에는 끊임없는 실패와 실험, 문화적 충돌과 도전이 있었습니다.
‘마취제’라는 혁신은 단순한 의학기술을 넘어,
- 고통에 대한 인식,
-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진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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