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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노트, 마인드맵] 못생긴 여자의 역사 - 클로딘느 사게르
    책 이야기 2020. 12. 1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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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함을 가지고 태어나는 여성의 몸이 숭고한 몸이 될 수 있는 것은 결혼과 임신 덕분이다. 그러한 완성의 기회를 놓치고 늙어버린 이른바 ‘노처녀’에 대한 사회적 반감은 괴상하고 흉측스러운 모습의 노처녀를 만들어낸다.
     상체는 고결하지만 하체는 “타락한 부분”으로 “저급한 기관들”이 있는 곳이다. 아름다움에 관한 글에는 특정한 몇 개의 신체 부위만이 등장하는 반면, 추함을 다룬 글은 그렇지 않다. 신체 부위가 골고루 등장한다. 못생긴 신체 부위가 곧 그 여성이 되어버린다.
     인도 북부 가난한 마을에는 악마에게 홀렸다고 의심을 받는 200여 명의 여자들이 매년 죽음을 당한다. 15년간 1500명에서 2500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살해되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독신 혹은 과부로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경작지, 돈, 신체적 매력때문에 마녀재판을 받았다.
     남자 옷을 입는 여자들 가운데에는 군인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남자 옷을 입는 것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 반대로 “찬사의 대상”이었다. 이 같은 모순은 “사회 규범이 남성성에게 얼마나 우호적이었는지, 타고난 성을 버리고서라도 이루고 싶을 만큼 그 여성들의 꿈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권력에 가까이 갈수록 여성은 딜레마에 빠진다. 남성처럼 행동하면, 남성이 현재 누리고 있는 타고난 권리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남성이 현재 누리고 있는 타고난 권리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성’이라는 주어진 특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여성처럼 행동하면 자리에 걸맞지 않은 무능력하고 부적합한 존재로 비칠 수 있다.”
     예쁜 여자는 멍청하고, 똑똑한 여자는 못생겼다. 결국 여성은 늘 불완전하다는 말이다.
     “예뻐지는 일”이 의무가 되면서 여성은 자신의 외모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못생긴 여자는 자기관리에 실패한 자이며, 외모를 개선하지 못하는 무능력자로 간주된다.
     수녀원은 마음에 상처를 받은 여자들과 천연두를 심하게 앓은 여자들의 도피처였다.
     소녀들은 추한 외모 때문에 사회로 부터 격리되었다. 그러나 약 20만 명에 달하는 여자들은 수도원에 머무르는 것이야말로 명예와 특권이라고 강조하며 상처받은 자존심을 달랬다.
     추한 외모는 존재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존재는 그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여긴다.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스스로 치러야 한다고 믿는다.
     여성이라는 성 자체에 그 같은 낙인을 찍은 것도 모자라, 이른바 못생긴 여자를 만들어내고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가한다. 남성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여성은 정상적이지 않은 존재로 취급당한다.
     “중세 말, 여성을 악마로 보는 경향이 본격화되고, 13세기부터 설교를 통해 성직자의 여성 혐오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1330년경, 알바로 펠라요가 쓴 「교회에 대한 불만」에는 여성의 102가지 악덕도 있었지만 오로지 여성만이 가지는 악덕도 있었다. 한 마디로 여성은 모든 결점들의 집합이다.
     추한 마녀의 초상 뒤에는 영향력과 권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남성과 여성 간의 권력 관계가 뒤바뀔지도 모른다는 남성의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불미스런 사태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폭력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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