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없어지지 않았다역사 이야기 2025. 1. 19. 19:06반응형
인도의 카스트 제도
인도하면 떠오르는 카스트제도.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의 사회 계층 세습적 신분 제도로 힌두교 창조의 신(神) 브라흐마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머리에서 브라흐만(종교인, 학자), 팔목에서 카스트리야(지도자, 장군), 허벅지에서 바이샤(상인, 농부), 발바닥에서 수드라(노동자)가 나왔다고 한다. 그 외 여기에도 못 끼는 달리트(불가촉천민, 오물 청소부)가 있다.
3000여 년 전부터 내려운 힌두교 율법 책마누스므리티는 "카스트 제도를 사회 질서와 규칙을 기본으로 인정한다"고 가르친다. 인도인들은 출신 지역과 직업, 성(姓)만으로 카스트 계급을 짐작할 수 있다. 카스트는 대대로 대물림되며, 결혼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는 신분이다.
하지만 카스트 제도는 폐지되지 않았나?
인도에 관한 잘못된 정보는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오해를 사는 것은 인도가 카스트 제도를 폐지했다는 것일 것이다.
인도 헌법 15조는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규정한다. '국가는 종교, 인종, 카스트, 성(sex), 출신지 가운데 그 어느 것에 의해 시민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카스트에 의한 차별 금지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 차별의 주체가 국가라는 사실인 것이다. 즉 음식이나 결혼과 같은 민사에 있어서 '차별'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인도 헌법 17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불가촉 및 그 행위는 어떤 형태로든 금지된다.'
인도에서 카스트는 엄연히 사회에서 주요한 기능을 하는 사회적 단위다. 인도공화국의 헌법은 카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다. 그 위에서 정부는 전통적으로 불이익과 차별을 받아 온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대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제공하고 그 헌법을 근거로 하여 정부 당국은 카스트 위계 상 가장 낮게 위치한 불가촉천민에게 관공서 취업과 교육 분야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쿼터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중이다. 소위 말하는 불가촉천민 카스트의 명단을 정부에서 정하여 그들에게는 '보호를 위한 차별'을 통해 사회적 혜택을 주고 있다. 카스트가 법적으로 폐지되었다는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카스트제도를 거부하는 사람들
바이샤, 수드라나 달리트 남성 등이 상위 카스트 여성과 사귀거나 혼인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여성 가족, 친인척에게 납치되고, 폭행당하고 처참히 살해된다. 경찰은 하위 카스트 남성을 강간 혐의로 체포해, 고문하거나 여성 가족에게 넘겨주기도 한다.
여성도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가족에게 살해당한다. 지역사회에서 명예 살인을 결정하면 부모도 사랑하는 딸을 살해해야 한다. 달리트 남성과 사귀 여대생을 친인척들이 고문하고 살해했다. 언론에 보도돼야 경찰이 나서지만, 살인자를 잡더라도 쉽게 처벌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
인도 인구의 70%는 시골에 산다. 아직도 보수적인 인도 북부를 중심으로 카스트와 씨족 평의회는 가장 강력한 법집행기관이다. 2018년 인도 대법원은 이 원로회의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현재도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들은 잔인한 형벌과 명예살인까지 판결한다. 원로회의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의 규범을 의논, 결정하고 집행해 왔다.
3000여 년이 넘게 지켜온 카스트는 인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힌두교 사회 질서다. 정부나 대도시의 고학력 중산층도 카스트에 갇힌 사회 개혁, 관습적인 종교법 폐지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현재의 인도는?
카스트는 여러 특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크게 위계성, 세습성 그리고 배타성을 들 수 있다. 그 가운데 위계성과 세습성은 사외 내에서 특히 도시 내에서는 많이 약화되었다. 근대 시민사회가 성립됨으로써 카스트에 의한 위계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시장경제와 직업의 자유가 확산됨으로써 직업의 세습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배타성이다. 여기에서 배타라 함은 크게 음식과 결혼에 관한 것이다. 자신보다 낮은 카스트 사람이 둔 물이나 음식은 되도록이면 먹지 않는 것이다. 낮은 카스트가 자신보다 높은 카스트와 같은 자리에서 음식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결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니 자신이 속한 카스트보다 낮은 카스트 집안 사람과는 혼인하지 않는다. 이는 철저하게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다. 근대 사회가 시작되었지만 인도에서만 봉건 계급 제도가 남아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카스트 체계 안에서 인간 불평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728x90'역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중증외상 치료의 선구자, 이국종 교수 (3) 2025.02.10 중국 주하이 차량 테러 사건의 전모와 그 여파: 사회 통제와 개인의 극단적 선택 사이에서 (1) 2025.02.09 세상이 파괴해버린 남자 : IQ300의 천재 윌리엄 시디즈 (3) 2024.11.17 진보가 아닌 과거로 후퇴한 이란의 '이슬람 혁명' (1) 2024.08.25 극심한 식량난과 뼛가루 빵 '1590년 파리포위전' (0)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