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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인재가 불러온 최악의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역사 이야기 2022. 5. 13. 07:00반응형
2003년 2월 18일
대구광역시 남일동의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중반의 남성이 저지른 방화로 인해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가 불에 타고 192명의 승객이 사망한 대형참사로,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에 발생했다. 해당 남성은 뇌졸증 후유증으로 인해 뇌병변장애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자신의 신병을 비관하다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방화범은 중앙로역에 정차하기 위하여 서행하는 도중 방화를 저질렀다.
비극의 시작
실제로 김대한이 방화를 저질렀던 1079호 열차에서는 한 부부만 희생당했다. 같은 열차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은 대피에 성공했다. 진짜 큰 피해는 당시 진입하던 반대편 열차. 1080호 열차에서 발생했다. 역무원이 2분 만에 사태를 파악해 종합사령실로 신고를 했으나, 종합사령실은 진입하는 열차에서 들어올 때 '조심해서 들어오라'라는 의미 없는 지시만 내렸다.
환기가 되지 않는 지하철 특성상 화재사고가 발생하면 열차는 진입하지 않거나, 정차 없이 바로 통과하는 것이 메뉴얼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중앙로 역으로 1080호 열차가 진입했다. 역사 안은 이미 유독가스로 가득 차있었고, 문이 열리자마자 유입된 유독가스로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불이 났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지하철 사령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1080호 열차에 떠나라는 지시를 내렸을 땐 이미 화재로 역내 전기가 끊겨 전동차가 떠날 수도 없었고 역 안 전등도 모두 꺼진 뒤였다. 사령에서 1080호 열차 기관사에게 다시 급전을 시도해 출입문 개방과 승객에 대한 대피 유도를 지시했으나, 기관사는 승객의 안전을 확보·확인하지 않은 채 마스터키를 빼들고 도망가 버렸고 출입문이 닫히면서 열차 안에서 142명의 승객이 갇히게 되었다. 차량에는 출입문의 비상 개방 장치가 갖춰져 있었으나 위급한 상황 속에서 사용할 줄 아는 승객이 없었다.
많은 사상자를 만든 유독가스
차량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 차량 제작 시 사용된 소재들이 대부분 스펀지와 비슷한 pu 폼으로 이뤄진 쿠션 패드와 바닥재는 불이 붙으면 그대로 타는 성질을 갖고 있었다. 바닥재인 리놀륨과 갱웨이 다이어후렘은 염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다량의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호재 발생 직후 붙은 인화성이 강한 좌석시트로 옮겨 붙으면서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광고물 등 플라스틱대로 되어 있는 벽면 부착물도 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
사건의 은폐
지하철은 1500도가 넘을 정도의 초고열로 불에 타버렸고, 이 때문에 희생자 대부분은 형체조차 남지 않았다. 당시는 휴대전화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은 시기였기에 가족의 생사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직장에 전화해 잘 출근했는지, 마지막으로 가족을 언제 봤는지, 지인들에게 연락해 혹시라도 놀러가지 않았는지, 내 가족이 지하철에 타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라며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각 대구시장은 군부대를 동원해 열차를 치우고, 지하철역을 물청소해 사건 현장의 흔적을 모두 없애버렸다.
마지막으로 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현장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대구시는 탑승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실종일 뿐 사람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는 커녕, 시신조차 수습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가족들은 현장을 더 이상 훼손하지 못하도록 인간띠를 만들어 현장을 보존했다. 지하에 있던 하수구를 모두 손으로 하나하나 뒤졌고, 당일 발생한 수 백개의 쓰레기 포대를 모두 뒤졌다. 그 결과, 무려 140여 점의 유해를 직접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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