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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요리사 '장티푸스 메리'여자 이야기 2022. 8. 1. 22:23반응형
의문의 발병
1906년 8월 27일 상류층의 여름 별장 마을인 미국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 이곳에서 여름을 지내던 뉴욕 은행가 찰스 워런의 집안 식구 절반이 장티푸스에 걸린다. 원인을 찾아 나선 위생 기사 조지소퍼는 장티푸스 발생 3주 전 새로운 요리사가 일을 시작했고, 가족들이 병에 걸리자 갑작스레 일을 그만둔 데 주목했다. 하지만 요리사의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퍼즐이 맞춰진 건 6개월 뒤였다. 뉴욕 파크 애버뉴의 한 상류층 가정에서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했다. 공통분모는 요리사 메리 말론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메리가 10년간 일했던 모든 집에서 장티푸스가 발생했다는 사실이었다. 검사 결과 메리는 이른바 '건강한 보균자'였다. 장티푸스를 앓은 뒤 회복됐지만 몸에는 장티푸스균이 활동하며 병을 퍼뜨렸다.
장티푸스?
장티푸스는 티푸스균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인 티푸스의 하나로, 티푸스에 속하는 유명한 병으로 발진티푸스도 있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주로 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인해 옮겨진다. 고열, 오한, 두통이 나타난 뒤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기에 증상에 관한 적절한 처치와 함께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최근에는 장티푸스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1% 이하로 낮아졌지다. 하지만 치료 방법이 없던 시절 10%의 사망률로 악명이 높았다.
메리의 불행
이제부터 메리의 불행이 시작된다. 그녀는 섬에 있는 병원에 갇혀 3년을 살았다. 체포 과정이 낱낱이 신물에 보도되고, 판매 부수에 급급한 황색언론에서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 '인간 장티푸스 균' 등의 별명을 얻는다. 본명과 사진이 공개되고, 해골을 프라이팬에 넣는 삽화로 희화화된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구경거리로 여겼다. 요리사 일을 그만둘 것을 서약하고 3년 만에 섬에서 풀려나지만 도와줄 사람은 없었고 생계는 막막했다. 결국 가명으로 다시 요리사를 하다가 그 집에서 장티푸스가 발병해 5년 만에 또다시 체포된다. 그리고 23년 간 섬에 갇혀 나오지 못했다.
장티푸스 보균자는 메리뿐만이 아니었다
메리가 최초로 확인된 장티푸스 건강 보균자이긴 했지만, 1909년에는 이미 뉴욕시만 해도 다섯 명의 보균자를 확인했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었고, 누구도 구금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1910년 12월 2일 자 『뉴욕타임즈』에는 「걸어다니는 장티푸스 공장 소개」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 소개된 "장티푸스 존"은 36명에세 장티푸스를 옮겼지만, 그는 치료에 협조적이라는 이유로 구금되지 않았다.
치료를 거부했던 메리?
당시에 장티푸스 치료법 같은 건 없었다. 여러 화학 약품이 치료라는 명목으로 바로 환자에게 적용되곤 했다. 장티푸스균이 쓸개에 모여있다고 생각한 의사들은 메리에게 담낭절제술을 권했지만 메리는 이를 거절했다. 아직 마취학과 출혈에 대한 대응, 항생제 등이 없던 시절에 수술을 거부한 것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강제 구금되어 주변 환경에 적대심을 느끼던 메리는 더욱 거부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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