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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나라 영국의 '아내 판매'여자 이야기 2022. 7. 13. 18:13반응형
아내를 판매합니다
"미친개, 으르렁거리는 사자, 장전된 권총, 콜레라를 피하는 것처럼 이 쾌활한 여자를 조심하세요. 하지만 이 여자는 소젖을 잘 짜고, 노래를 잘하고, 술동무 하는 역할을 잘합니다. 모든 장점과 단점을 합해 총 50실링에 팝니다."
17세기 영국의 흔한 관행이었던 '아내판매'이다. 단상에 올라선 남편은 아내를 경매에 부치고 있고, 남성이 쥔 고삐 끝에는 아내가 소나 양처럼 목에 밧줄을 걸고 서 있다. 하지만 이는 온건한 판매 방법이었다. 보통은 소나 양 또는 돼지와 똑같이 '몸무게 몇 그램당 얼마'하는 더 모멸적인 방식으로 아내의 단가가 매겨졌다고 한다. 한 역사학자에 따르면 1700년대부터 1800년대까지 팔려간 아내의 수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만 400여 건에 달했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에 아내 판매가 이뤄진 경우는 더 많았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17세기 유럽의 여성들의 삶은 너무나도 가혹하고 비참했다. 유럽 남자들은 여성들이 원래부터 강렬한 욕망을 가지고 태어나 착한 남자들을 타락시키는 악마의 자식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시 성직자들 역시 여자들을 좋게 보지 않았다. 그들은 여성들을 원죄의 원흉인 이브의 딸들이라고 하면서 매우 역겨운 생물이라고 여겼으며, 여성들에게 혐오감을 가졌을 정도였다. 거기다가 배를 타는 선원들은 여자들이 배를 타는 것 자체를 재수없고 불길하게 여길 정도로 여성들은 극심한 차별을 받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
당시 부자이든 가난하든 모든 여성들은 남자의 소유물 또는 남자의 재산, 딱 그정도로 여겨졌고, 여성들은 결환과 동시에 남성의 소유물이 되었다. 심지어 소나 돼지, 양 등 가축들에 대한 재산세를 낸 것처럼 아내에 대해서도 재산세가 매겨졌을 정도였다. 국가조차도 아내를 남편의 재산으로 인정한 셈이었다.
그러다보니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거나, 학대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심지어 어떤 남자는 아내에게 매춘을 강요 했다고도 한다. 남편이 돈을 벌지않아 가족들이 굶을 정도로 가난하게 살아도 이혼이나 다른 법적 보호 같은 것들은 꿈도 꾸지 못했다. 거기다가 딸이 태어나도 아버지의 재산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아버지들은 딸의 의견은 무시한 채 돈을 더 많이 주는 남자에게 판매하듯이 딸을 시집 보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 당시 아내는 소유물에 불과했기 때문에 남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아내를 팔 수 있었다.
서민들의 이혼 방식
1753년 제정된 영국의 결혼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12세 이상의 남녀는 모두 자유롭게 결혼했다. 하지만 이들은 부부가 각각 2,400만원이 소요되는 법원의 소송을 거치지 않고는 이혼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이혼은 하고 싶지만 돈은 없던 가난한 서민들은 아내를 판매하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이혼을 위한 편법이었지만 영국 상류층은 사람을 사고파는 행위를 '하층민의 미개한 짓'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내 판매'가 급증했던 1780~1850년에 상류층 남성들은 이를 반드시 없애야 할 풍습으로 지정했다는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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