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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힌두교의 악습 '차우파디'여자 이야기 2021. 8. 9. 22:28반응형
네팔의 차우파디
차우파디는 여성을 생리 기간 동안 가족과 격리하는 관습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생리 중인 여성이나 갓 아기를 낳은 산모를 부정한 존재로 보고 가족으로부터 격리해 헛간 등에 머물게 된다. 차우파디 관습으로 인해 생리기간 여성들은 가족들과 정산적으로 생활하거나 사교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금지되며 주택이나, 사원 등에도 들어갈 수 없다. 당연히 학교를 가는 것도 금지된다. 이 기간에는 타인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타인(특히 남성)과 접촉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는 월경헐이나 출산혈이 재앙과 불운을 몰고 온다는 힌두교의 믿음에 원인이 있다.
닿는 것도 먹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부엌에 들어가 음식 등을 만지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먹을 음식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인식 때문에 금지된다. 생리 중인 여성은 부엌에서 요리된 음식도 먹을 수 없다. 홀리 바질(향신료) 등 녹색 작물을 만지면 녹아버린다는 인식이 있어 이 기간에 여성이 이것을 만지거나 섭취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 힌두교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동물인 소에서 난 우유나 버터 등을 먹는 것 등도 금지돼 있다. 생리 중인 차우파디 여성은 밥, 소금, 렌틸콩, 시리얼, 소금만 뿌려진 납작한 빵만 먹을 수 있다.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습
헛간에 격리된 여성들은 헛간에 들어오는 침입자나 동물로부터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겨울 추위나 여름 더위 등을 겪어야 한다.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헛간에서 불을 피웠다가 연기를 들이마셔 사망하는 일이 잦은 이유다. 대다수 헛간은 소 등 가축이 사는 곳이어서 배설물에 감염되는 일도 잦다.
차우파디 관습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은 배뇨 장애나 생식기 가려움증 등을 겪고 있다. 격리된 여성들이 벌레 등이 가득한 맨 바닥에서 자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청결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리 기간은 불결하다고 여겨져 자주 씻을 수 없고, 생리대로 쓰는 헝겊 등을 자주 빨 수 없으며, 햇볕에 생리대를 말릴 수도 없다. 네팔 여성의 89% 즉 대부분이 집에서 아이를 낳는데, 모성혈이 더럽다고 보아 차우파디 하는 관습 때문에 네팔에선 모성사망률도 높다.
자기 혐오로 이어지다
생리 기간 가축 헛간에 격리돼 소똥 위에서 잠을 자고, 동물들이 내 몸 위를 밟고 지나갈 때면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첫 생리가 시작되고 차우파디에 격리된 뒤 난 생리를 절대 하지 않기만을 빌었다.
더 큰 문제는 결국 여성들이 생리현상과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는 데 있다. 여성 중 57%가 "차우파디를 하지 않으면 가족이나 지역 사회에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네팔 사법당국은 지난 2005년 차우파디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서부지역 등에서는 여전히 이 관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2018년부터는 차우파디 관습을 강요한 사람에 대해 최고 징역 3개월이나 3000네팔 루피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성들이 생리 중 격리를 강요하는 가족·친족을 신고하지 않아 형사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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