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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매매의 다른 이름 '조혼'여자 이야기 2021. 8. 11. 21:37반응형
결혼 하는 아이들
조혼은 말 그대로 일찍 결혼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말이 일찍이지 조혼률이 높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는 '어린이'들이 강제적으로 결혼하고 있다. 전 세계 여성 중 18세 이전에 결혼한 여성은 7억 2000만명에 이르며 그 중 15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들은 약 2억 5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조혼을 하는 이유
조혼의 원인은 다양하다.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선지자 무함마드는 아이샤가 9세 되던 해 결혼했다'는 이슬람법인 샤리아의 구절에 따라 조혼을 정당화하고 있다. 또 문화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결혼을 할 때, 신랑들은 신부측에 지참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가난한 집 여성들이 지참금을 위해 팔려가고 있다. 또 여성이 어릴수록 '순결'하다는 미신 역시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낮은 여성 인권과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성폭행의 위험이 매우 큰데, 이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어릴 때 빨리 시집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아이를 낳는 아이들
임신과 출산은 성숙한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다. 소녀들은 완전히 성장하기도 전에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몸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더 많은 합병증을 겪는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사망한다.
짐바브웨에서 14살 소녀가 아이를 낳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소녀의 이름은 메모리 마차야로 지난해 결혼했다.
예멘 북서지역에 살던 8세 소녀 라완은 40대 남성과 강제 결혼했다. 소녀는 첫날밤을 치른 뒤 심한 장기 손상으로 인한 내출혈로 사망했다.
예멘에서 결혼한 12세 소녀 파디야 압둘라 유세프가 출산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파디야는 사흘 동안이나 출산의 고통을 겪다가 아기와 함께 숨을 거뒀다.
조혼은 가정폭력과 성적 학대를 불러온다. 남편과 나이차가 많아 가정 내 의사결정에서도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물리적으로 약자에 머물게 된다. 대부분의 조혼 소녀들은 시댁과 남편의 폭력 앞에 방치돼 있다. 어리고 못 배운 소녀들은 폭력을 고발할 방법도 모르거니와, 경제적으로 그들에게 종속돼 있어 당하기만 하고 산다.
문맹이 되는 소녀들
일단 결혼해서 시댁으로 들어가면 소녀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집안일을 도맡아야 하며 임신과 출산에 직면하여 학교도 갈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조혼 소녀가 문맹으로 전락한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계기가 영원히 봉쇄되고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다.
니제르 수도 니아매 외곽에 사는 하에마(8)가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집에 낯선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마을의 결혼 중매업자라는 것을 알고 하에마는 슬픔에 잠겼다. 아버지가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집에서 자신을 시집보내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결혼은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에마는 공책과 연필을 동생들에게 나눠주며 "내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거야."라고 했다. 결혼식은 이틀 후였다.
사실상 아동 매매
조혼 문화의 핵심은 바로 신부값이다. 가난한 부모가 거액의 신부값을 받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부의 나이가 어릴수록, 신랑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날수록 신부값은 올라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90세 노인이 15세 소녀를 신부로 사들인 경우도 있었다. 75세 연하의 신부를 얻기 위해 노인이 지불한 돈은 1만7500달러(약 1800만원)로, 가난한 신부집엔 거액이었다. 그러나 첫날밤 신부가 친정으로 도망치게 되고, 화가 난 노인은 신부 부모에게 신부값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한다. 이 소송은 "아동 인신매매, 성매매와 다를 바 없다"는 전 세계적인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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