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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노트, 마인드맵] 질의 응답 - 니나 브로크만 · 엘렌 스뢰켄 달
    책 이야기 2019. 11. 2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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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남성 배아와 여성 배아의 생식관은 임신 12주째까지 차이가 없다. 생식기 결절이라고 불리는 초소형 음경(혹은 초대형 음핵!)이 똑같이 있을 뿐인데, 그것이 이후 여성 성기나 남성 성기 중 한 형태로 발달한다. 음경과 음핵이 같은 기본 구조로부터 발달했다면 두 기관의 형태와 기능에 유사점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우리가 매달 사용하는 난자는 하나가 아니라 최대 1청 개쯤 된다. 개수는 달마다 다르고, 나이가 들면 현격하게 준다.
     여성의 생식 세포도 남성의 생식 세포처럼 아기를 만들 기회를 얻기 위해 자기들띠리 힘겹게 경쟁한다. 매달 수많은 난자들이 성숙하지만, 그중 단 하나만이 모든 장애물을 다 통과하여 자궁으로 배출될 존재로 선택된다. 나머지는 가차 없이 버려져서 죽어 간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사춘기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팬티에 냉이 묻는다는 사실이다. 냉은 우리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에스크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된 뒤로는 매일 성기에서 쉼 없이 흘러나오는 액체다.
     냉은 정상적인 현상임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이다. 꼭 필요한 물질이다. 냉 덕분에 질이 스스로 청소하는 기능을 갖추기 때문이다. 냉은 곰팡이 균이나 세균 같은 달갑지 않은 손님뿐 아니라 질 점막의 죽은 세포까지 싹 씻어 냄으로써 질을 깨끗하게 지킨다.
     에머라의 가설에는 어머니와 태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실제로, 인간이 진화할 때 임산부와 태아는 일종의 무기 경쟁 같은 걸 벌였을 수도 있다. 태아는 어머니의 몸에서 더 많은 자원을 가져가려고 애쓰고 임신부는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아껴 두려고 애쓰는 방향으로 줄다리기를 해왔다는 말이다.
     첫 번째는 자궁 내막이 임신부를 공격적이고 침입적인 태아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생리하는 종의 태아는 그렇지 않은 종의 태아에 비해 좀 더 공격적이다. 생리히는 종의 태아는 거리낌이 없고, 흡사 기생생물처럼 어머니의 몸에 붙어서 에너지와 양분을 방자하게 요구한다.
     생리 중에는 물구나무서기 자세를 취하지 말라고 하는 요가 선생님의 조언은 타당할까?
     일면 맞는 말이다. 소령의 생리혈이 거꾸로 흘러서 자궁관을 빠져나와 배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실제로 이따금 발생한다. 하지만 생리혈이 배로 들어간대도 위험하지는 않다. 몸 그런 것쯤 거뜬히 청소해 낸다.
     생리대가 탐폰보다 나은 점은 질 속에서 세균이 증식할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궁 내 피임 장치를 삽입한 직후, 혹은 임신 중단이나 출산을 겪은 직후처럼 자궁이 평소보다 더 많이 열려 있어서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상황이라면 감염을 막기 위해서 생리대를 쓰는 편이 낫다.
     1960년대부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해 왔기 때문에, 연구자들에게는 통계 자료가 산더미처럼 있다. 만약 호르몬 피임제에 현재 알려진 부작용들 이외의 심각하고 장기적인 부작용이 있다면, 지금 쯤은 벌써 발견되었을 것이다.
     부작용이 있다는 건 약이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 약이 기능한다는 뜻이다.
     호르몬 피임제 사용자는 대부분 초기에 약간의 부작용을 겪는데, 그 현상은 몇 달이 지나면 보통 사라지거나 약해진다. 몸이 새 호르몬 균형에 적응하여 안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호르몬을 끊으면 몸이 다시 새 균형점을 찾아야 하고, 그러다가 다시 새 균형점을 찾아야 하고, 그러다가 다시 복용하기 시작하면 똑같은 부작용을 또 겪어야 한다.
     호르몬 피임제는 구리 IUD, 불임 수술과 더불어 임신 방지 효과가 가장 뛰어난 치임법이다. 일부 여성이 호르몬 피임제로 겪는 무해한 부작용은 대부분의 여성이 임신으로 겪는 문제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지경이다.
     호르몬 피임제의 긍정적 효과
    Ο 여성이 흔히 걸리는 몇몇 암을 예방하는 듯하다. 대장암, 난소암, 자궁 내막암이다.
    Ο 생리통을 줄이고, 출혈 기간과 출혈량을 줄이고, 그럼으로써 많은 여성이 겪는 문제인 빈혈 발생 가능성도 낮춘다.
    Ο 복합 피임제를 쓴다면 생리 시기를 통제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시점에 출혈을 하도록 할 수 있다.
    Ο 자궁목 점액 마개를 더 두껍게 만듦으로써 세균이 침투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그 덕분에 골반 내 감염이 예방된다. 골반 내 감염은 주요 불임 원인이다.
    Ο 양성 유방 종괴, 즉 해롭지는 않지만 많은 젊은 여성이 불안을 느끼고 그래서 시술을 받기도 하는 유방 멍울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
    Ο 흔하면서도 골치 아픈 두 가지 부인과 질환, 즉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자궁 내막증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피임약은 여성이 보다 평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해준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발명품 중 하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은 인류 역사 내내,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처벌과 사회적 배척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손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심한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원치 않는 아이를 낳는 것은 너무나 견디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육체적 위험도 법적 처벌의 위협도 여성을 막지 못한다.
     생리 곤란증이 있는 여성은 자궁이 수축할 때의 압력이 150~180밀리미터 에이치지나 된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울 테니, 분만과 비교해 보자. 분만 중 여성이 힘을 줄 때의 압력은 약 120밀리미터 에이치지다. 또 분만 중 여성은 자궁 수축을 10분에 네다섯 번씩 겪는데, 생리 곤란증 여성은 생리 중 그런 수축을 10분에 네다섯 번씩 겪는다. 달리 말해, 극심한 생리통은 분만 통증과 엇비슷한 데다가 발생 간격은 더 짧다. 그러니 아플 만도 하다. 다행히 이 끔찍한 통증은 세월이 흐르면 보통 줄어든다.
     자궁 내막증은 폐경기까지 이어지는 만성(장기적) 질환이다. 안타깝게도 피료법을 쓰더라도 질환이 낫는 건 아니다. 수술로 자궁 내막 세포 집락을 제거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자랄 수도 있다.
     유산이 여성의(혹은 아버지인 남성의) 잘못된 행동 탓인 경우는 드물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배아의 염색체 이상, 즉 수정 순간에 결정된 배아의 유전 부호에 뭔가 오류가 있는 경우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전 물질이 하나로 합쳐져서 새로운 한 인간의 레시피를 이루는 과정은 엄청나게 복잡한데다가, 거의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아야 할 만큼 정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놀랄 일이 못 된다. 유산은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아이를 낳도록 보장해 주는 인체의 통제 기법이다.

     



    냉 안내문


    의사에게 가봐야 하는 경우
    Ο 회색을 띤 데다가 생선 비린내가 나는 묽은 냉이 흥건하게 나오는 것은 질 내 세균총의 정상적인 균형이 깨져서 생긴 세균성 질염의 증후일 수 있다.
    Ο 냄새는 정상이지만 뻑뻑하고 덩어리진 흰 냉이 나오는 것은 칸디다균 감염의 증후일 수 있다.
    Ο 보통 노리끼리한 냉이 갑자기 느는 것은 클라미디아균, 미코플라스마균, 임균 감염의 증후일 수 있다. 특히 임균에 감염되면 클라미디아균이나 미코플라스마균에 감염되었을 때보다 냉이 유달리 더 누르스름한 초록빛을 띤다.
    Ο 냉이 초록을 띈 누르스름한 색이고, 자잘한 거품이 일고, 묽고, 양이 많고, 나쁜 냄새가 나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증후일 수 있다.
    Ο 냄새는 정상이지만 허옇고 덩어리진 냉이 흥건하게 나오는 것은 젖산균이 과잉 증식한 탓일 수 있다. 사타구니가 가렵고 아프다면 특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
    Ο 생리 중이 아닌데도 냉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은 짙게 혹은 옅게 묻어나는 것부터 냉에 검거나 붉은 피가 섞이는 것까지 감염병에 걸린 탓일 수도 있고 자궁목에 이상 세포가 생긴 탓일 수도 있다. 영문 모를 피가 비치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상적인 변화
    Ο 계란 흰자처럼 희고 미끈거리며 손가락으로 꼬집어서 죽 늘였을 때 잘 늘어나는 냉은 배란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Ο 냄새, 색깔, 점성이 평소와 다르지 않지만 냉의 양만 늘어난 것은 호르몬 피임제나 임신 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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