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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와 라스푸틴역사 이야기 2022. 3. 25. 20:22반응형
잘못된 믿음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비 부부는 딸만 넷을 낳아 황위 계승자가 없어서 고심하고 있었다. 기존 종교는 물론 우리나라의 무당이나 사이비 종교인들과 비슷한 온갖 신비술가들에게 매달렸는데, 그 같은 노력이 효과를 보아선지 1904년 겨우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아들은 로마노프 왕가의 유전병인 혈우병에 시달렸다. 니콜라이 2세 부부는 또 다시 종교인과 신비술사들에게 아들의 치유를 간구하게 됐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난 이가 바로 신비에 싸인 마법사 혹은 초능력자로 정체가 모호한 라스푸틴이었다.
황태자의 혈우병
황태자 알렉세이가 혈우병을 가지고 태어나 황실가족은 늘 근심을 달고 살았다. 이런 와중 라스푸틴이 나타나 황태자의 병을 낫게하자 황제와 황후는 그를 믿게 된다. 하지만 황태자는 실질적인 치료를 받아 완치한 것이 아니었다. 황태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취하게 해 일시적으로 병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판단력을 잃은 황후는 아들의 병 때문에 라스푸틴에게 전적으로 매달렸고, 그가 하는 일은 모두 성스러운 것이라며 스승이자 성자로 숭배하기 시작했다.
니콜라스 2세의 무능
니콜라이 2세는 선량하지만 자질이 부족한 군주였다. 부왕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26세에 러시아 제국의 차르로 즉위한 그는 근본적으로 정무 감각이 없고 무능했다. 계속되는 실책들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은 승리할 것이라는 신의 계시가 내렸다고 한 라스푸틴의 예언만 믿고 아무런 군사적 지휘 능력이 없는 그가 주변의 참모와 장군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총사령관이 되어 직접 군대를 이끌었던 일이었다. 그 결과 러시아군 전선은 모두 붕괴되었고, 국가재정은 파탄이 났다.
1916년 가을 국민들의 시위가 격해지고 군사들마저 동요했다. 황실과 귀족사회에서는 황제를 퇴위시키고 니콜라이 대공을 옹립하려 했다. 마침내 니콜라이 2세의 측근들은 라스푸틴을 죽이지 않는 한 황제를 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의 암살을 계획한다.
기이한 그의 마지막
독이 든 과자와 음료를 먹은 그는 몸에 독이 퍼져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죽지 않고 몇 시간이나 술을 마시며 기타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황제의 조카였던 유스포프 공은 권총을 뽑아 들고 라스푸틴을 쐈다. 그의 시신은 양손이 묶인 채 얼음이 얼어 있는 강물에 유기되었다.
라스푸틴의 시신은 사흘 뒤에 발견되었는데, 그 상태는 암살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손을 묶었던 로프는 풀린 채였고, 폐에는 물이 가득했다. 그는 독에 죽은 것도 아니고 권총에 의해 죽은 것도 아니었다. 그의 사인은 익사였다.
라스푸틴의 편지
라스푸틴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여 죽기 전 황제에게 편지를 남긴다.
"나는 내년 1월 1일이 되기 전에 죽을 것 같습니다. 내가 귀족들에게 살해된다면 그들의 손은 나의 피에 젖어 25년간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죽인 자가 폐하와 친척이라면 폐하의 자녀와 친척 누구도 2년 후까지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예언대로 황제는 라스푸틴 사후 두 달 후에 제위에서 쫒겨났고 그로부터 1년 뒤 온 가족은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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