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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백작부인 '바토리 에르제베트'여자 이야기 2021. 7. 30. 07:00
악녀의 탄생 1610년 12월 26일 헝가리의 고성 차흐티체에 국왕이 선임한 특별조사관 트루조가 들이닥친다. 상당한 증인을 이미 확보했던 트루조는 백작부인과 하녀들을 다그쳐 세상을 놀라게 할 살인사건의 전모를 밝혀낸다. 15~16세기 헝가리 유력 가문의 일원으로 총사령관의 미망인이기도 했던 바토리는 이후 악녀의 대명사가 된다. 바토리의 혐의 바토리는 귀족으로 태어나 15세에 결혼, 다섯 남매를 두었으나 헝가리의 전쟁영웅인 남편의 전사로 사별하고 만다. 42세 나이로 미망인이 된 그녀는 늙어서 새로운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강박감에 젖어 처녀의 피가 젊음을 유지해준다는 미신에 빠져들었다. 납치한 소녀를 긴 못이 박힌 원통에 감금한 뒤 천장에 매달아 흔들어 피를 뽑고는 그 아래 욕조에서 피의 목욕을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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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버터 대신 만들어진 마가린먹고 사는 이야기 2021. 7. 29. 21:39
너무 비쌌던 식재료 버터 크림전쟁과 청나라 출병, 멕시코 원정 등 수많은 전쟁을 벌였던 나폴레옹 3세는 새로운 전투식량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당시 프랑스에서 쓰는 조리용 기름은 대부분 버터였다. 하지만 버터는 귀하고 비싼 식품이었고 오래 보관할 수도 없었다. 잦은 전쟁을 치르던 프랑스로서는 군인들이 휴대하기 좋고 일반 서민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지방 공급원이 필요했다. 마가린의 탄생 1869년 10월, 버터 대체 식품이 만들어 진다. 주원료는 쇠기름이었다. 깨끗한 쇠기름에 면양에서 추출한 위액을 넣어 지방과 불순물을 분리한 뒤 우유를 넣어 맛을 냈다. 그리고 착색제를 넣어 색을 맞췄고, 향료와 소금 등을 섞어 맛을 좋게 만들었다. 드디어 나폴레옹 3세가 요청한 새로운 식품이 탄생한 것이다.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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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의 고통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전족여자 이야기 2021. 7. 27. 19:02
전족, 천으로 발을 감싸다. '전족'은 천으로 여성의 발을 묶어 작고 뾰족하게 만드는 것으로, 10세기 초부터 약 1000년간 지속된 풍습 중 하나이다. 5세 전후로 시작하는 이 풍습은 여자아이의 발을 붕대로 단단히 감아 성장을 막고 형태를 변형시키며, 이 과정을 거치면 발 크기는 10~15cm를 넘지 않는다. 전족은 발을 묶어서 뼈를 부러뜨리거나 근육을 파괴하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어서, 전족을 행할 당시에는 중국 각지에서 어린 아이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작은 발의 아름다움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을 완구로 전락시킨 폐풍(폐해가 되는 잘못된 풍습)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 전족은 10세기에 이숙이란 시인이 선낭이란 궁녀의 발을 명주로 압박해 두르고 황금 연꽃으로 장식된 무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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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홀 - 편혜영책 이야기 2021. 7. 27. 17:27
사람들은 오기에게 부모에 대해 말할 때면 조심스럽게 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기가 어려서 겪지 말아야 할 일을 겪었다는 걸 알 수 있게 했다. 가급적 부모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고 어쩌다 얘기가 나오면 상처를 들춰낸 것을 정중히 사과했다. 그럴 때면 오기는 기분이 상했다. 이유 없이 자신을 따돌리던 아이들을 상대할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그들은 모두 오기에게 부모가 없는 게 결격임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의식했다. 오기가 결락감을 느끼기를 강요했다. 즉 사십대는 권력이나 박탈감, 분노 때문에 쉽게 죄를 지었다. 권력을 가진 자는 오만해서 손쉽게 악행을 저지른다. 분노나 박탈감은 곧잘 자존감을 건드리고 비굴함을 느끼게 하고 참을성을 빼앗고 자신의 행동을 쉽게 정의감으로 포장하게 만든다.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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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제품에 친환경은 없다 03 : 일회용 물티슈환경이야기 2021. 7. 24. 14:52
물티슈는 종이가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물티슈 사용횟수는 월 평균 55회 이상이라고 한다. 하루 두 번 꼴로 물티슈를 쓰는 셈인데 국내 물티슈 시장 역시 지난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물티슈가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잘 찢어지지 않는 펄프 재질에 깨끗한 물(정제수)을 넣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부직포로 만든다. 이 부직포는 폴리에스테르와 폴리플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의 원료로 만들어 진다. 분해되는데 무려 500년이 걸린다는 플라스틱 말이다. 재활용 하면 되지 않을까? 물티슈는 플라스틱류인 폴리에스테르가 주성분이고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물티슈가 썩기까지 수백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분리배출을 올바르게 하지 않으면 땅이나 해양으로 들어가 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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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너무나 사랑했던 이집트의 고양이 전쟁역사 이야기 2021. 7. 22. 02:00
성스러운 고양이 신 고대 이집트에서는 쥐는 물론 무려 코브라까지 잡아내는 고양이가 너무 기특해 신으로 숭상하였다. 고양이 얼굴에 여성의 몸을 한 신인 바스테트는 일출, 음악, 춤, 쾌락, 가족, 출산의 신이었다. 춤과 가족이라니 다정해 보이지만, 본래는 암사자의 얼굴을 가졌던 신인만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적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성향도 갖고 있다. 특히 죽은 자와 묘지를 보호했는데 사람들은 고양이의 동그랗게 빛나는 눈을 보고 태양신의 쌍둥이라거나 빛에 따라 변하는 눈의 생김새가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집트의 고양이 사랑 우아한 외모에 애교도 많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알아서 사냥하는 데다, 그 사냥이 인간의 곡식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집트에서 고양이의 위상은 날로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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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마인드맵] 고양이 2권 - 베르나르 베르베르책 이야기 2021. 7. 20. 02:41
「비교 대상이 없어서 견딜 만했어. 부당한 장애물이 더 나은 삶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껴야 고통의 감정도 생기는 법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도 적응하게 마련이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부당함을 못 느꼈어. 내겐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으니까, 케이지 밖의 세계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대중은 민주주의적이고 복잡한 체제를 옹호하는 자들보다 전체주의적이고 단순한 체재를 옹호하는 자들을 선호하게 돼 있어. 두려움을 앞세운 자들의 주장에 끌리는 거지. 자연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상상 속 전능한 신에 대한 두려움.」 「종교인들은 예술과 섹스, 과학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그들은 인간이 스스로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아도 복종만 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을 제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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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마인드맵] 고양이 1권 - 베르나르 베르베르책 이야기 2021. 7. 19. 01:14
「그쪽 정수리에 붙은 연보라색 판은 뭐죠?」 그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한다. 「내 제3의 눈이야.」 「제3의 눈? 그게 뭔데요?」 「USB 단자야. 컴퓨터에 접속해서 인간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지.」 뭐, 뭐라는 거야? 거짓에 익숙해진 자들의 눈에는 진실이 의심스럽게 보이는 법이니까. 지식은 의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의 편협한 세계관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을러빠진 뚱냥이 펠릭스는 아비로서의 책임은 뒷전이고 오로지 먹고 자기만 한다. 게다가 나탈리한테 을 한번 얻어먹더니 아주 환장을 한다. 마약이야말로 펠릭스와 같은 단순한 영혼을 통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겠지. 이상한 일이야. 인간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아무렇지 않다니. 처음 있는 일이야. 예전에는 쓰러지고 고..